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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의 혁신 기업> ‘파나시아’ 스마트 공장으로 매출 9배 늘리면서도 고용 두 배 효과
등록일
2019-06-03
조회수
2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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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스마트화 진행으로 직원들 자신감 충만 “CEO 교육,의지 필요”

 

부산 강서구 미음산단의 파나시아 공장 사진. 파나시아는 2017년 공장 스마트화를 시작해 1단계를 마무리하고, 고도화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흔히 공장의 스마트화라고 하면 위험하고 단순 반복적인 일을 로봇이 대신해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시간당 생산량과 불량을 줄이는 ‘생산성 제고’는 노동 인력 감소를 동반하는 것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스마트 공장 도입 후 매출이 9배 성장(2018년 662억여원→2019년 5,750억원 예상)하고 생산원가를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직원 수를 거의 두 배로 늘린 현장이 있다. 

그 비결을 듣기 위해 ‘생산성+ 저널’은 지난 21일 부산 강서구 미음산단의 ‘파나시아’를 방문했다.

 

파나시아는 올해로 30년이 된 중소기업이다. 선박 평형수 처리설비와 육상 및 선박용 배기가스 처리설비 등을 생산하고 있다. 

선박 배기가스 중 대기오염의 주범인 황산화물이나 질소산화물을 정화하는 친환경설비 제작 분야에서는 유럽의 대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특히 선박 평형수(바닷물을 끌어들이거나 배출해 배의 무게중심을 조절) 처리시스템은 전세계 시장 점유율 18% 정도를 유지하며 선두권을 지키고 있다.

IR52 장영실상을 3회(2011, 2016, 2019년)나 수상했고, 특허를 272건이나 보유한 기술주도 기업이기도 하다.

 

파나시아의 스마트공장 중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자외선(UV)램프 생산라인이다. 선박 평형수 처리시스템에 장착해 살균을 담당하는 것이 UV램프인데 수요가 많아 파나시아는 직접 제작해왔다. 

문제는 UV램프를 만드는 공정이 유리공예와 같아 기능 전수 기간이 10년 정도로 길어 전문가 육성이 어려운 데다 유리를 녹이는 화력과 수은 같은 화학약품을 쓰는 공정이 포함돼 위험성이 항상 도사린다는 점이었다. 

게다가 작업자마다 기술 차이가 있어 품질 확보도 어려웠다.

 

파나시아는 유럽의 대기업도 수작업으로 하고 있는 이 공정에 로봇과 센서를 접목시켰다. 열을 가해 유리관을 늘리고 용접한 뒤 수은과 질소를 채워 넣고 전극을 붙이는 일련의 과정이 자동화됐다. 

그 결과 일 생산량은 80개에서 300개로 3배 이상 늘었고, 불량률은 6.43%에서 0.96%로 6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다. 

제조원가는 30% 정도 줄었다. 작업자들이 유해한 환경에 노출되는 일도 원천적으로 없어지게 됐다.

파나시아 공장에는 작업지시서, 설계도 등 종이가 없다. 모든 공정 관리는 생산통합정보시스템에서 관리되는데, 

작업자들은 현재 작업 진척도 같은 작업 관련 정보를 라인에 설치한 대형 모니터로 확인한다. 이 시스템은 부품, 자재를 공급하는 업체와도 연동돼 발주, 입출고, 재고까지 효율적으로 관리한다.

 

이수태(왼쪽부터) 파나시아 대표, 김성관 생산본부장이 5월 21일 부산 강서구 미음산단 파나시아 공장의 대형 모니터 앞에서 생산라인 가동 상황을 브리핑 받고 있다.

 

파나시아의 공장 스마트화는 2년 전 전사적자원관리(ERP)부터 시작했다. 이수태(64) 대표이사 회장(이하 대표)은 “기존 ERP로는 생산 전 과정을 관리하기에 한계가 있었다. 

2017년 MES(제조실행시스템)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공장 스마트화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정부 지원금 5,000만원을 포함, 총 1억4,000만원을 들여 MES를 구축하고 나니 

소프트웨어로만 스마트공장을 만든 격이었다. 공장의 하드웨어가 따라주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UV램프 생산라인 스마트화를 시작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큰 규모의 투자가 반드시 필요해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 지원했지만 수 차례 떨어졌다. 

이 대표는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깨닫게 됐다”고 했다. “스마트공장이 4단계이고 단계별로 뭐가 필요하다는 것부터 스마트공장 실행에 필요한 기술, 로봇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등을 공부할 수 있는 계기였다”는 것이다. 

회사 최고 경영자가 발벗고 나선 만큼 임직원들도 스마트공장 공부에 매달렸다. 이 대표는 “전문가들을 불러 학습시키고, 책이나 유튜브 강의 등 우리가 모을 수 있는 모든 자료들을 동원해 공부했다”고 말했다. 

 

주요 임직원이 준 전문가가 되고 나니 스마트공장을 구현할 업체와의 소통도 원활했다. 원하는 사양을 정확하게 요구하고, 어떤 면에 있어서는 업체를 리드하면서 맞춤형 스마트공장을 갖추게 됐다.

MES 도입과 UV램프 생산공정 스마트화는 임직원에게 매우 값진 경험으로 남았다. 이 대표는 “ERP를 업그레이드한 것은 마치 새 옷을 입는 격이었는데 직원들의 거부감이 많았고 시행착오도 숱하게 겪었지만 우리 회사 공정을 분석해 문제점을 찾고 개선할 게 무엇인지 들여다볼 수 있었다”며 “UV램프 생산공정 스마트화 이후 직원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이런 자신감은 스마트공장을 더욱 고도화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조선업은 다품종 소량 생산이라 공장 스마트화가 어려울 것이라는 편견을 부수고 파나시아가 스마트공장을 성공시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장이 들썩였다. 회사를 보고 싶다는 고객들의 문의가 줄을 이었고, 생산라인을 본 고객들은 “믿고 맡길 수 있는 회사”라고 극찬하면서 추가 주문을 하고 있다. 스마트공장 자체가 마케팅 포인트가 된 셈이다.

 

파나시아가 깨뜨린 선입견은 또 있다. 공장 스마트화는 고용을 줄인다는 인식이 많았는데, 이 대표는 “결단코 잘못된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스마트화로 납기 기간이 줄어들면 수주를 더 할 수 있다. 매출이 늘면 라인도 늘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설명했다. 10명이 일하던 생산라인이 스마트화로 3명이 일하게 됐다고 해도 주문량이 늘어 라인을 4배로 늘리면 더 많은 인원을 고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파나시아 직원은 2018년 1월보다 113명 늘어나 올해 5월 271명이 됐고 지금도 채용을 진행 중이다. 협력업체까지 합치면 올해 500명 정도 늘어날 것으로 이 대표는 전망했다.

 

지금은 환경 규제 강화를 앞두고 파나시아 매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고용을 늘리고 있지만 악재를 만나게 되면 고용을 다시 줄여야 하는 것은 아닐까. 이 대표는 “1989년 선박 제어 및 모니터링 시스템, 97년 탈질(질소산화물 처리) 장치, 2007년 선박 평형수 처리장치, 2017년 탈황 장치를 내놓으면서 파나시아 매출은 계속 늘었다”며 “이들 제품을 수년간 개발해 출시한 것처럼 지금도 준비하고 있는 제품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시장을 선도할 제품을 계속 내놓는 것이 지속가능경영이고 파나시아는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공장 스마트화를 준비하는 경영인들과 정부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경영인들에게는 “스마트공장이 어떤 것이라는 것을 꿰뚫어볼 수 있도록 교육을 받아야 한다. 코끼리인지 기린인지 모르고 상상으로만 추진하면 목적한 것과 다른 결과를 얻게 된다”고 조언했다. 또한 “정부에 의존하면 안 된다”며 “자발적으로 추진하려는 의지가 필수이고 핵심 임직원들에 대한 교육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부를 향해서는 스마트 인력 양성과 지원금 상향을 건의했다. 우선 인력 양성과 관련, 지방에 있는 중소기업에도 우수한 인재가 공급될 수 있도록 지방에 있는 대학들의 디지털 교육을 강화하고 재직자들에 대한 디지털 교육은 무상으로 진행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또한 현행 공장 스마트화 정부 지원금으로는 기초 수준밖에 구축할 수밖에 없어 활용도가 떨어지고 파급 효과를 거둘 수 없는 만큼 지원금을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