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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업철학은 ‘4先 경영’…탈황장치 대박은 예측·통찰 결과”
등록일
2020-01-07
조회수
3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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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

“내 기업철학은 ‘4先 경영’…탈황장치 대박은 예측·통찰 결과”

친환경 선박 부품회사 파나시아 이수태 회장

- 선견·선수·선제·선점 4단계 거쳐
- 국내외 시장서 독보적 위치 확보

- 수위계측기 제조로 창업 시작
- 조선 불황에 되레 연구개발 매진
- 2014년 첫 탈황 스크러버 출시

- 작년까지 330척 수주계약 성과
- 일본·중국 등 해외법인 3곳 설립
- 매출 10% 직원 성과급으로 지급
- 利他自利 철학·사회환원도 실천


‘퀀텀 점프(기업이 혁신을 통해 단기간에 비약적으로 성장하는 것)’를 이룬 파나시아의 저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이수태 회장의 접견실에 걸린 액자에는 ‘4선(先) 경영’의 철학이 담겨 있다. 4선(先)이란 선견(先見)· 선수(先手)·선제(先制)·선점(先占)을 말한다. 4선 경영의 요체는 미래를 예측하는 통찰력과 치밀한 실행력이다.

파나시아 직원들이 친환경 선박 부품인 탈황 스크러버를 제작하는 모습. 김성효 전문기자

■R&D로 조선업 불황의 파고를 넘다

이 회장은 “파나시아의 모멘텀은 ‘4선 경영’이다. 다른 기업과 ‘4막 경쟁’에서 살아남는 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한 기업이 좋은 평가를 받는 데 4단계를 거친다는 것인데 단계마다 기업이 먼저 시장 우위를 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수태 파나시아 회장이 부산 강서구 미음산단에 위치한 본사에서 회사의 성장 과정과 경영 철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성효 전문기자 kimsh@kookje.co.kr

 

 

그는 “보이지 않는 경쟁인 1, 2막에서는 ‘선견’ ‘선수’ 전략이 필요하다. 어떤 사업이 미래에 주목받을 수 있는지 가능성을 파악(선견)하고, 

연구·개발(R&D)로 기술을 먼저 확보(선수)해야 한다. 많은 기업이 경쟁하는 3, 4막에서는 초기 시장을 먼저 장악(선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선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4선 경영’의 예로 탈황 스크러버를 들었다. 배에서 나오는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등을 저감하는 장치다. 

대다수 조선기자재업체가 기존 부품 생산 및 납품에 주력할 때 파나시아는 선박의 대기오염 저감이 미래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친환경 부품 개발에 뛰어들었다. 크루즈 1대가 하루에 배출하는 황산화물 등 미세먼지 배출량이 자동차 100만 대 배출량과 맞먹는다는 점을 파악했다.

파나시아는 2012년 7월 선박 황산화물 저감시스템(De-SOx)의 첫 연구개발에 돌입, 2013년 12월 기본설계를 마쳤다.

 2014년 첫 탈황 스크러버인 ‘PaSOx 스마트 1.0’을 출시하고 지속적인 연구로 시스템을 개선해 지난해에 ‘PaSOx 스마트 3.0’을 내놓았다.

이 회장의 미래에 대한 통찰은 적중했다. 그리스와 스위스 등 유럽 기업들이 주도권을 잡고 있던 탈황 스크러버 영역에서 

파나시아는 원천 기술을 개발해 세계 시장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2019년 12월 기준 330척의 수주계약을 맺는 성과도 올렸다. 

파나시아는 자체 기술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주관하는 IR52장영실상도 탔다.

그는 “2015년 글로벌 조선경기 불황으로 우리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남들처럼 긴축경영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R&D에 더 박차를 가했다. 

스마트공장 시스템도 갖췄다”면서 “신기술 개발과 스마트공장 구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니 2018년 이후 쏟아지는 주문에도 문제없이 대응할 여건을 갖출 수 있었다. 

이후 회사는 승승장구했다”고 강조했다.


■미래 예측 통해 선박평형수에 관심

울산 출신의 이 회장은 부산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울산 현대중공업 조선설계부에 근무했다. 하지만 곧 회의감에 시달리게 됐다고 한다. 

그는 “간단한 선박의 설계 도면 수정도 원천기술을 가진 미쓰비시중공업 등 일본 기업의 허가를 받아야 했다. 

공학 전공자 입장에서 자존심이 크게 상했다”며 “‘이렇게 해서는 우리는 늘 2등이다. 

한국이 개발한 기술이 세계 1등을 하게 만들자’고 다짐한 것이 퇴사를 결심한 계기였다”고 회고했다.

이렇게 태어난 것이 1989년 파나시아의 전신인 범아정밀엔지니어링이다. 초창기에는 레벨게이지(수위계측기)를 주로 제작했지만, 

선박에 관한 국제 환경규제 강화를 예측해 2004년 선박평형수처리장치(BWTS) 개발에 나서며 친환경 선박 부품회사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일본과 중국 등 3개 해외법인과 43개 해외 네트워크를 가진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회장은 ‘이타자리(利他自利)’ 철학도 강조했다. 남을 이롭게 하는 것이 나를 이롭게 한다는 뜻이다. 

그는 “기업이 잘 되는 것은 구성원이 힘을 합친 결과다. 매년 매출액의 10%를 직원에게 성과급 등으로 되돌려 준다. 

신이 난 직원은 더 열심히 일한다. ‘선순환 가치경영’의 핵심”이라고 전했다.

파나시아는 더욱 완벽한 스마트 팩토리를 준비 중이다. 지금도 BWTS에 들어가는 UV램프를 로봇자동 방식으로 생산하고, 

‘수주-설계-생산-납품’ 공정을 MES(제조실행시스템)로 운영하고 있다. 한 단계 더 나아가 내년까지 

▷조선업 특성에 맞춘 프로젝트 관리 시스템(PLM) 구축 ▷소량 주문생산에 대비할 수 있는 MES 고도화 ▷로봇생산 라인 증설 등 

세계대표 조선업 스마트화 고도 공장 구축을 목표로 삼고 있다.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이 회장은 ‘사회 환원’이라고 망설임 없이 답했다. 그는 “선박 부품 업체를 넘어 환경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IT 기업이 되고 싶다. 

이를 통해 나온 수익의 상당수를 지역사회에 돌려주고 싶다. 재단법인을 만들어 교육 봉사에 나서는 기업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