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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뉴스&맨] 3.㈜파나시아 이수태 대표
등록일
2017-02-14
조회수
3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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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뉴스&맨] 3.㈜파나시아 이수태 대표

"친환경 평형수 기술로 조선업 위기 거뜬"

 

 

통찰력은 일종의 예지 능력이다. 경영에서 최고 결정권자의 통찰력은 기업의 운명을 좌우한다. 시장 변화를 읽고 어떤 상품으로 수익을 극대화할 것인지, 위기 요인은 무엇인지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부산 강서구 미음산업단지에 있는 ㈜파나시아는 조선업의 위기를 예측하고 대비한 부산 대표 강소기업이다. '환경'과 '스마트'를 미래 전략 키워드로 삼아 조선 설비를 만들어온 전문 기업이다. 살균 기능을 갖춘 선박평형수 처리시설이 주력 상품이고, 한 해 매출은 600억~800억 원을 오간다.

400만 원으로 회사 설립
선박 오일 공급량 제어기
매연 절감 탈진 시스템
선도 개발 통해 성장 거듭

평형수 살균 처리장치
신규 선박 의무화 조치로
연 매출 800억 원대 달성

"위기·기회 내다보는 통찰력
기업가가 갖춰야 할 덕목"


㈜파나시아 이수태 대표의 말이다. "조선해운업의 위기가 현실화되었지만, 우리 회사는 더 바빠졌습니다. 해양조선 분야에서 친환경·스마트 기술이 핵심 키워드인데, 우리가 전문입니다. 그 덕에 위기 속에서도 길이 보이고 더 바빠진 겁니다."

1989년 회사를 설립한 이 대표는 대학에서 기계학을 전공한 후 현대중공업 설계분야에서 6년여를 근무한 뒤 창업했다. 이 대표는 "당시 자본금은 400만 원에 불과했다. 반지하 동네 점포에서 시작했는데, 직원은 나까지 3명이었다"며 회상했다.

무일푼 창업이었지만 초기에도 회사는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렸다. 첫 작품은 선박 오일 공급기용 '경보 자동 제어기'였다. 선박 탱크에 오일을 주입할 때 넘치기 전 경고를 해주는 기계로, 얼마 뒤 이 시스템 채택이 법적으로 의무화됐다. 앞을 내다보고 제품을 만든 셈이다.

이 대표는 "그 당시 선박에 오일을 채우다 넘치는 사고가 빈발했다"며 "곧 이게 문제가 될 것이라고 예감했다. 그래서 경보 시스템이 달린 제품을 만들게 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선박용 자동 제어 시스템을 대형 조선사에 납품했지만, 언젠가부터 성장이 더뎌지기 시작했다. 새로운 아이템이 절실했다.

1997년 ㈜파나시아는 매연 절감 설비인 산업용 탈질 시스템을 만들었다. 한국기계연구원에 들렀다가 "대기업에서 탈질 촉매를 개발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거다 싶고 바로 뛰어들었다. 이 대표는 "환경 문제는 나날이 심각해지고 규제가 강화될 수밖에 없었다. 새 시장이 열릴 것으로 확신했다"며 "새로운 기술이 필요하다 보니, 여러 대학 교수를 찾아 조언을 듣고 프로젝트에 참여시켰다. 모든 걸 혼자 할 수 없을 때 주변의 도움을 얻는 것도 중요한 경영기술이다. 그게 네트워킹이다"라고 말했다.

이후에도 ㈜파나시아는 친환경 기술을 놓치지 않고 기술력을 쌓아갔다. 2007년 파나시아는 살균 기능이 가미된 선박평형수 처리장치를 개발했다. 바다에 배출되는 평형수를 필터로 거르고 자외선(UV)으로 살균하는 장치다. 오징어잡이 배 전용 램프를 가내수공업으로 만들던 기술자를 찾아내 해외 연수까지 시키면서 UV 램프를 개발했다.

국제해사기구는 2010년부터 모든 신규 선박에 선박평형수 처리 장치 설치를 의무화했고, 이에 따라 주문이 쇄도했다. 이후 매출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지금의 ㈜파나시아가 되었다. 이 대표는 "곧 기존 선박에도 선박평형수 처리 장치가 의무화된다. 큰 시장이 열린다. 조선업 위기 속에서도 파나시아가 새 도약을 기대하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결국 ㈜파나시아가 중견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시장 주변 상황의 큰 흐름을 읽고 거기에 맞는 기술력을 키워왔기 때문이다. 통찰력의 중요함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대표는 "기업가의 덕목으로 VIP를 내세운다"며 "비전(Vision), 통찰력(Insight), 철학(Philosophy)을 두루 갖춰야 좋은 기업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통찰력을 키우기 위한 방법으로 독서를 강조한다. 직간접 경험을 쌓아야, 좀 더 세상을 넓고 깊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남이 못 보는 기회를 포착하는 게 안목이 높은 것이다"라며 "기업가의 판단이 회사의 운명을 좌우하기에, 통찰력이 기업가의 첫 번째 덕목이다"라고 말했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